▲ 2007년 '낸시랭 실종'이라는 키워드가 마케팅 실검으로 활용됐다.

cr. https://news.v.daum.net/v/20210210134538850

오는 25일, 16년 만에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사라진다. 2020년 2월 카카오의 ‘실시간 검색어’가 폐지돼 양대 포털의 실검 모두 사라지게 됐다. 급작스러운 결정처럼 보이지만 그간 네이버의 실검 개편 시기를 떠올리면 보궐선거와 대선을 앞둔 시기에 폐지한 이유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네이버 ‘뉴스’ ‘댓글’과 더불어 ‘실검’은 항상 ‘논란’이라는 꼬리표와 함께였다. 실검은 특정 시간 내에 입력한 횟수가 급증한 검색어를 보여주는 서비스로 사업자들은 이용자를 위한 ‘정보 제공’ 성격을 강조했다. 그러나 도입 초기부터 논란이 시작됐다. 2006년 1월 포털 실검에 ‘남희석 이혼’ 키워드가 올랐다. 근거 없는 소문이었다. 이어 잇단 루머 키워드의 등장으로 ‘명예훼손성 실시간 검색어’가 논란이 됐다. 시장은 ‘마케팅 검색어’로 반응했다. 2007년 5월 ‘바나나에 넘어간 태희’ 키워드가 네이버 실검 1위에 올랐다. 당시 LG전자가 “바나나에 넘어간 태희를 쳐보세요” 문구를 내세워 마케팅한 결과였다. 포털 ‘실검’이 ‘광고판’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지 오래지만 당시만 해도 ‘새로운 기법’이었다. 최근에는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는 퀴즈를 만들어 검색을 유도한 다음 검색 결과를 광고 페이지로 연결하는 방식의 마케팅이 이어졌다. ‘마케팅 실검’은 기계적인 방법으로 인위적인 실검 올리기로 악용되기도 한다. 복수의 PC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깔아 특정 키워드를 동시에 검색하게 하는 방식으로 실검 조작 외에도 음원 차트 순위 띄우기, 소셜미디어 유명 계정에 광고성 콘텐츠 추천 늘리기 등이 이뤄진 것이다. 가장 논란이 된 건 ‘집단행동형 실검’이다. 2007년 황우석 사건 당시 그의 지지자들은 ‘황우석의 진실’ 등 실검을 만들고 그를 옹호하는 게시글에 연동되도록 했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이명박 탄핵’ 실검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포털에 조작 의혹을 제기한다. 

네이버는 지난 4일 실검 폐지를 발표하며 ‘다양화·세분화된 검색 패턴의 변화’가 이유라고 밝혔지만 흐름을 보면 정치권의 압박으로 인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조국 실검 논란’ 이후 네이버는 이용자마다 다른 실검이 보이는 방식의 개편을 단행해 다시 한번 ‘실검 힘빼기’에 나섰고, 입법 논의 직후인 2020년 총선 기간 때는 실검을 임시 중단했다. 이어 보궐 선거 기간을 앞두고 논란이 예고된 상황에서 결국 ‘폐지’를 결정한 것이다. 가장 논란이 된 ‘집단행동형 실검’이 ‘여론조작’인지도 따져볼 문제다. 2014년 KISO는 ‘집단행동형 실검’을 노출 제외할지 논의한 적 있다. 그 결과 “여론 환기 등의 목적을 띤 운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제재에 나서지 않았다. 2019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종훈 당시 민중당 의원은 “실검 순위를 끌어올리는 건 새로운 방식의 시위문화”라며 규제에 반대했다.

여러모로 실검에 의해 편리해졌던 검색이 양날의 검이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실검 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할만한 다른 검색 방법이 도입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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