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오후 4시 45분 경기도에 위치한 한 플라스틱 민간선별장. 직원들의 퇴근까지 15분 남았지만 이날 경기도 한 지자체 공동주택에서 수거해 온 플라스틱 쓰레기는 여전히 산더미였다. 정희윤 기자

cr. https://news.v.daum.net/v/20210204050147156

지난달 20일 찾은 경기도의 한 혼합플라스틱 재활용 선별장. 재활용 여부를 기다리는 형형색색의 플라스틱은 6m 높이의 선별장 천장에 닿을 듯 적재돼 있었다. 선별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와 연결된다. 1초에 2~3m 정도의 속도로 플라스틱이 냇물처럼 흘렀다. 컨베이어벨트의 굉음으로 현장 근무자들의 말을 듣기가 쉽지 않았다. 약 25m 벨트 주변에는 11명의 직원이 서서 연신 플라스틱을 골라냈다. 최근엔 직원들의 퇴근이 늦어졌다고 한다. 일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는 나상호(69)씨는“원래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는데 요즘같이 바쁠 때는 2시간 더 일한다”고 말했다. 옆에서 일하던 이정순(72)씨는 “여긴 시끄럽고 바빠서 마주 보고 있는 사람들하고도 얘기를 못 한다”고 고함치듯 얘기했다. 이씨는 “쓰레기가 많아져 벨트 속도를 늦췄는데도 옆에서 아무리 뭐라 해도 모른다. 정신없이 지나간다”고 했다. 한 사람이 눈앞에 나가는 4~5가지의 플라스틱을 순식간에 선별해 내고 있었다.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폴리스티렌(PS)을 선별해 냈다. 안소연 재활용 선별장 대표는 이들을 ‘가제트 손’이라 불렀다.

하지만, 선별장의 가제트들은 ‘코로나 트래시’로 최근 체면을 구기고 있었다. ‘배달 용기’가 급증한 탓이다. 안 대표는 “코로나 이후 쓰레기양이 너무 많아졌다. 인력은 줄었는데 선별해야 하는 양은 훨씬 많아져서 전보다 선별력이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재활용할 수 있는 것도 쓰레기로 나가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배달은 2019년 동기대비 76.8% 늘었고 지난해 상반기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하루 평균 848t으로 전년 동기(733.7t) 대비 15.6% 증가했다. 취재진이 찾아간 선별장은 경기도의 한 지자체 관할의 공동주택 플라스틱만 수거하는 곳이었다. 이곳에 1.5t 트럭이 하루에 적게는 10대, 많게는 15대가 들어온다고 했다. 하루에 15~22t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직원 15명이 처리하고 있다.

최근 소비량이 급증한 ‘코로나 트래시’ 배달 용기는 소비자들이 열심히 씻고 닦아서 분리 배출해도 재활용이 쉽지 않다. 잘 지워지지 않는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있거나 혼합 플라스틱 재질(other)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동학 쓰레기센터장은 “일회용 배달 용기는 재활용하는 공정이 없어 그대로 소각장으로 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플라스틱이랑 다 섞여 있어서 한마디로 ‘귀찮은 플라스틱’”이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그래도 일단은 씻을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씻고 분리 배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분리배출 기준이 제각각인 데 대해 홍 소장은 “필요에 따라 내용이 바뀌기도 하고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생략된 채로 정보가 돌아다니다 보니 혼란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분리배출 기준을 총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코로나 시대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한 만큼 이를 대응할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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