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11번 출구에서 나와 으리으리한 빌딩숲을 지나면, 동자동 쪽방촌이 빼곰히 모습을 드러낸다. 국가와 사회의 각종 돌봄과 지원에도 쪽방촌 주민들은 여전히 '사회적 버려짐'을 경험한다. 빨간소금 제공

cr. https://news.v.daum.net/v/20210204140530756

서울역 11번 출구와 닿는, 용산구에 위치한 동자동은 부러 찾아가지 않는 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한국전쟁 이후부터 줄곧 빈곤의 대명사였던 동네. 현재도 70동의 건물, 1,328개의 쪽방에 약 1,160명이 주민이 거주하고 있지만, 그 앞으로 우뚝 치솟은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면서 동자동의 열악한 삶은 우리 시야에서 자주 가려지곤 한다. 어쩌면 ‘안심’도 무관심의 주된 이유였을지 모른다. 빈곤은 국가의 복지 ‘제도’로 어느 정도 구제되고, 기업과 사회, 자원봉사자들의 ‘선의’도 전보다 많아진 만큼 상황은 나아지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 말이다. 하지만 정작 동자동 사람들은 돌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적 버려짐’을 경험하고 있다.

정신지체 장애인이자, 기초수급자이며 아들 하나를 둔 이혼녀 정영희(45)씨는 동자동에 ‘리턴’한 경우다. 스물 살 무렵부터 서울역 주변을 전전하던 그가 동자동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2018년 6월. 쪽방촌 주민들 사이에서도 그의 처지는 비교적 나은 편에 속한다. 임금 노동이 불가능한 그에게 국가는 매달 51만 2,000원의 생계급여를 준다. 주기적으로 연락하며 챙겨주는 가족의 울타리도 남아 있다. 하지만 이 돌봄엔 ‘정영희’란 주체는 결여됐다. 국가가 손에 쥐어주는 돈은 부족하며, 큰 언니는 “사람답게” 살길 바란다면서 병원이나 시설 생활을 종용할 뿐이다. 결국 정영희가 가장 의지하는 돌봄의 주체는 쪽방촌에서 만난 동거남이다. 관리비 명목으로 수급비를 거의 강탈당하는 것도 모자라 그 때문에 휴대폰 명의 도용 범죄에 휘말려 600만원의 미납금이 쌓여 있지만 정영희는 동거남을 떠나지 못한다. 서울시 주거지원사업에 당첨돼 강북구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사를 해놓고도 그가 머무는 곳은 다시 동자동이다. 전 남편의 폭력, 쪽방촌에 도사린 성희롱의 위협,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동거남과의 연을 끊지 못하는 배경일 테다. 문제는 국가와 가족 대신 그가 주체적으로 선택한 돌봄이 정영희의 삶을 또 다시 갉아먹고 있다는 거다. “돌봄이 자기파괴로 이어지는 역설”이다.

동자동 쪽방촌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시도와 개입들은 쪽방촌 주민들의 위치와 존재방식, 인격과 자존감, 필요와 욕망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취약한 연결”이었고, “결과적으로 이들이 경험하는 삶은 ‘사회적 버려짐’과 다르지 않다”고 진단한다.

여러모로 복지 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하고 있는 복지 제도가 정말 진정한 복지일까? 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