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 https://news.v.daum.net/v/20210127100300622

최근 혼인신고를 했다. 우리 부부는 아버지 성을 자연스럽게 따르는 한국 문화와 달리, 모의 성을 따라보자고 부부끼리 합의를 했다. 그런데 이런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기준) 관점에서의 접근을 대한민국이 수용하기엔, 아직 어려운 길인가 보다를 체감하는 요즘이다. 다음은 혼인신고서를 작성하면서 꽤 놀란 지점 몇 가지이다.

1. 왜 아이의 성을 아이가 태어날 때가 아니라 ‘혼인신고 당시’ 정해야 하고, 이를 번복하려면 소송을 불사해야 하는가?
2. 왜 아이 성을 부와 모 중 선택하게 하지 않고, 모의 성을 따를 때만 ‘별도로 체크’하게 하는가?
3. 부의 성을 따를 땐 받지 않는 협의서를 모의 성을 따를 때만 받는가?
4. ‘부’와 ‘모’는 가나다순으로 할 때 모가 먼저임에도 왜 ‘부’부터 쓰게 하는가?

양성이 평등한 국가에서 조금은 납득하기 어려운 사항이었다. 가족이 다양화되는 사회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민법781조 제1항, 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른다. 다만 부모가 협의한 경우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 확인 결과, 법이 규정한 ‘부성우선주의’ 원칙 때문이었다. 부성우선주의란, 민법 조항에 따라 자녀 출생 시 아버지 성을 우선 따르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는 예외적으로 부모가 혼인신고를 할 때, 자녀가 어머니의 성을 따를 수 있도록 협의를 권고하고 있다. 지난 2020년 5월 8일, 법무부 산하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는 민법상 부성우선주의 원칙 폐기를 정부에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그러나 관련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던 중 여성가족부(여가부)가 지난 25일 부성우선주의 원칙에서 벗어나 부모가 협의하는 방식으로 법과 제도 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결혼하지 않은 비혼이나 동거 가족 등도 가족으로 인정해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여가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안'(2021~2025년)에 대해 26일 공청회를 열어 논의 후,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오는 3월 중 국무회의 심의에서 계획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성평등 관점의 정책을 강화해 나가는 여가부의 변화는 환영하지만, 고리타분한 국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의구심이 든다.

우리나라는 법이 빨리 개정되는데에 비해 국민들의 의식이 법 개정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법 개정에 따른 국민 교육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