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특별한정판)(양장본 HardCover) - 교보문고

소년이 온다 / 한강 지음 / 창비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던가.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그려나갈 미래가 한데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하나의 역사를 만들고 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우리의 과거 톱니바퀴 중 하나인,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책은 ‘나’도 아닌, ‘그’도 아닌, ‘너’로 시작한다. 너는 생각한다. 너는 말한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시상으로 전개되는 소설은 내게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글자 하나하나가 살아있고, 내가 마치 그 현장에서 이 행동과 생각들을 따라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던 중의 나는, 오로지 그 자리에 존재할 수 있었다. 

 책은 1장 <어린 새>의 동호를 중심으로, 그 주변 인물들의 과거 혹은 그 당시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정대, 은숙, 진수, 선주 등…….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유기적인 사건에 직접 참여하여 목격자 또는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소설의 일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었다. 그도 나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사회인이었다는 것을 일깨워주며 사건들을 ‘나의 일’로 변화시킨다.

 ‘민주주의 국가’ 라는 이름 아래서 일어난 일들이란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설 안의 묘사들은 너무 잔인하고 고통스러웠다. 그간 내가 접했던 5.18 민주화 운동 관련 매체 중 가장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나라면 이때 어떻게 행동했을까? 나라면 지금까지 잘 살아있을까? 라는 질문을 내 자신에게 끊임없이 던지며 작품을 감상했다. 반대로, 이때의 군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 또한 끊임없이 들었다.

 아픈 역사를 담은 책이었다. 그러나 끊임없이 기록되어야 할 아픈 역사였다. 무언가가 잘못되었을 때, 그것을 인지하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얼마나 되었겠는가? 그들은 보여주었다. 이 나라가 잘못되었음을, 우리가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그리고 그들에 반하는 세력은 또한 이렇게 보여주었다. 죽음을, 고통을, 살인을.

 이제 남은 건 우리에게 달렸다. 이러한 일들을 단순히 흑백 사진 속에만 남겨둘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사과를 받고,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정의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이것을 올바로 인식하고, 이를 바라보았을 때 비로소 ‘역사’가 되는 것이고, ‘우리’가 되는 것이다.

 해마다 5월은 온다. 해마다 소년도 온다. 해마다 소년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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